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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몰입의 기술

by theship 2026. 7. 17.

처음에는' 생각에 관한 생각 '을 읽어 보려 했다. 생각을 생각한다고? 내 생각이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알려주는 책인가??

호기심에 도서관 서고에서 찾아본 순간, 입부터 벌어졌다. 아니..두께가.. 이건 뭐.. 전공서적 찜쪄먹게 생겼네.

목차를 조금 보다가 아...이건 나중에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간 봐야겠지만 지금 이거 붙잡고 있다고 한 일주일은 날려먹고 이해도 잘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다가 차선으로 선택한 게 이 책이다. (사실 차선이라기보다는 근처에 있었다.)

공교롭게도 생각에 관한 생각이 이 책에서도 나온다. 인용으로 간략하게 설명을 했는데 돌아보니 차라리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저자가 서두에 말한데로 실용서 형식이다. 마치 백과사전이나 참고서를 찾아보듯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바로 그 챕터부터 읽어보고 본인에게 적용하라는 식이다. 쓴 사람의 이력을 보니 공부법 강사로 굉장히 유명한 분이다. 내용 구성이 왜 이런 식인지 대충 짐작이 갔다. 실제로 읽어보면 공부를 할 때 어떤 식으로 몰입을 하고 집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이 많다. 

 

나 : 몰입?? 이걸 잘하는 방법이 있다고? 

그냥 하고 싶은거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흘러들어 가는 게 몰입이 아닌가? 인위적으로 몰입이라는 걸 할 수가 있나?

책 : 엉...그런 방법이 있어.

나 : 오?? 그래? 뭔데??

책 : 네가 물어본 질문에 답이 숨어있네.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가는 게 몰입(flow)이 맞아. 근데 자연스럽게 흘러가려면 어떤 게 전제가 되어야 할 거 같아? 하고 싶은 거 하다 보면? 그렇지. 사람은 원하는 것을 하려는 동기가 발생할 때 의욕이 생기지. 이게 시작점이야. 그런데 하기 싫은걸 - 예를 들어 수험생의 경우 대부분 공부하기 싫어하잖아 - 하려는데 의욕이 안 생긴다면 어떻게 할까?

나 : 글쎄. 억지로 붙잡고 있는다고 의욕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결국은 몰입이라는 게 안되지 않나? 

책 : 그래 맞아. 의욕은 억지로 한다고 생기는 건 아니야. 그런데 수험생 뿐만이 아니라 사람은 살아가면서 하기 싫어야 하는 일을 하는 경우가 훨씬 많지. 자, 이걸 우리 머리인 뇌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보자. 뇌는 기본적으로 매력적인 것에만 신경을 쓰고 싶어 해. 좀 유식한 말로 이걸 인지적 비용을 쓴다고 하지. 

나 : 뭐래? 그거랑 의욕이랑 뭔 상관인데?

책 : 상관이 있지. 하고싶은 일이나 좋아하는 일에 자연스럽게 흘러들어 가는 게 몰입이라고 했잖아? 그 좋아하는 일,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게 바로 매력적인 거거든. 거기에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서 하는 행동, 즉 반대급부가 인지적 비용이라는 얘기야.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아? 뇌가 좋아하는 게 매력적인 것이라면 해야 하는 일을 매력적이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나 : 장난하냐? ㅋ 근데 말은 되네.

책 : ㅎㅎ 장난하는거 아닐세. 그럼 매력적이게 뇌가 느끼게 만들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이건 네가 읽은 아주 작은 습관의 힘과도 연계가 돼.

나 : 어..... 예를 들면 분명하게 만들라는 거??

책 : 그렇지.! 다르게 말하면 눈에 보이게 만들라는 것이기도 하고, 구체적으로 만들라는 말이기도 해.

나 : 어...기억이 날 듯 말 듯하네.....^^;;

책 : 예를 들어보자고. 만약에 네가 1년 안에 1,200만 원을 모은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쳐. 네가 분명하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 경우 -> 1년에 1200 모으려면 한 달에 100만 원씩, 하루에 약 34,000원씩 저축을 해야 하지. 오늘 3만 4천 원 세이브한다는 건 코 앞이지? 당장 앞으로 다가온 일이잖아. 거기에 비해서 뭉뚱그려 1년에 1,200이라는 건 아직은 먼 나라 얘기 같지. 거기다가 오늘 충동적인 지출이 생긴다면?? 다가오지 않은 1년 후는 생각하지도 않게 돼.  쓰게 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얘기야. 반면에 분명하게 세운 저축액은?? 해야 할 목표가 눈앞에 있으니깐 브레이크가 작동할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나 : 어.... 그건 그러네....

책 : 이런 방법들은 다르게 응용할 수도 있어. 만약 네가 정말 버리고 싶은 나쁜 습관이 있다면 반대로 하는 거지. 분명하지 않게 하거나, 눈에 안 보이게 하거나. 

나 : 아.. 그건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도 나온 말인데.

책 : 맞아. 어차피 내가 말하는 몰입도 습관이랑 비슷해. 뇌를 속이는 일이거든. 네가 지금까지 읽었던 원씽이라든지. 뇌의 최적화, 멍청해지는 뇌에서 나오는 원리를 응용한 것도 많거든.

 

몰입단계의 시작인 기초 부분만 뇌와 내가 대화한다는 형식으로 풀어봤다. 실전적인 기술은 2부에서 다루고 이후 몰입의 유지나 피드백은 3 부끼지도 넘어간다. 저자가 구체적, 이성적을 항상 강조하듯이 설명 자쳬가 굉장히 자세하고 간결하다.

 

이 책을 선택한 목적은 이런 거 같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한 가지를 세웠는데 너무 멀리 있어서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이걸 다룬 책들만 집중적으로 봤다. 재밌는 것은 이렇게 한가지를 집중하다가 보면 무의식이 작동하는 건지, 이렇게 방법론이 적힌 책이 가끔 손에 들어온다.(물론 목적이 어느 정도 있으니 그게 작용한 게 비중이 제일 크긴 크다.) 하지만  부의 역설에서 했던 얘기가 어느 정도는 들어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원하는 것을 상상하면 뇌가 행동한다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너무 부정적으로만 평가했던 책이었는데 돌이켜보면 그 책이 주장하는 내용도 원리는 비슷해 보인다. 미래의 목표를 선정하고 이루어진 것으로 이미지화하라는 것, 여기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바로 구체적이고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생각을 더하라는 거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쓰면서 '기록'하고 분명하게 계획을 세워야 목표가 선명해진다는 점 말이다.

그리고 너무 뻔한 얘기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에 걸맞은 " 지구를 탈출할 만한 노력 "이 필요하다는 것. 이게 부의 역설과는 결정적으로 틀린 점이다. 원하는 것을 상상만 하면 안 된다. 상상하되 분명하게 하고 그 분명한 것을 몰입하게 만드는 기술과 힘 - 노력이 있어야 한다

노력하면 뭐든 다 이루어진다는 말이 아니다. 세상에는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부지기수다. 그렇지만 그러기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재능도 없고 운도 없다면 이것을 다듬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저자는 기술적인 방법을 설명을 하면서도 그 힘의 원천은 결국 노력이라고 말을 한다. 

 

계획만 세우고 나아가지 못한다던지, 나같이 구체적인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실용서로서 곁에 둘만한 책이라는 생각이다.

의욕을 극대화시키는 기술, 기록을 통한 자기 객관화, 충동과 불안 다스리기.. 등.. 특히 선택의 순간에 좋은 결정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수험생이 아니어도 써먹을만한 방법이다. 몰입이라는 건 순간순간 좋은 선택이 모여 이루어지는 결과니까.

 

추가로..

이 책을 통해 몇 가지 점검을 해야 할 부분도 생겼다. 내가 하는 방식이 맞는지 계속 측정을 해야 한다는 것과 구체적으로 어떤 보상이 발생하는지는 고려를 해봐야 한다는 거다. 전자는 객관적인 3자가 되어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방향성을 체크한다고 볼 수가 있다. 틀린 방향에 엉뚱하게 인지적 비용을 소모한다면 후회도 후회이거니와 의욕과 동기 자체도 완전히 꺾여 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구체적인 보상이 없다면 이건 정말 자기만족에 그치지 않는 행위 밖에 될 수가 없다. 저자는 수험생 위주로 설명을 하다가 보니 시험이라든지, 자격증 같은 사회적으로 인증된 보상체계를 목표로 삼는 게 효율적이라 했지만 나는 현재 그런 게 없다. 결국 생각이 난 건 워드프레스나 로워드를 통한 수익 창출 밖에 생각이 안 난다. 상당히 헷갈리는 부분이다. 내가 뭐를 위해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지? 쓰는 스킬을 다듬기 위해?? 무엇으로 그것을 증명하지? 이렇게 생각하면 중요하게 세웠다는 그 가치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저자 표현대로 잔인한 말이긴 한데 한편으로는 정신이 번쩍 든다. 가끔 스멀스멀 기어올라오는 불안의 기운이 여기서 기인하는 것 같기도 하다. 완료가 없는 목표에 최대치를 쏟아붓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누가 나를 평가해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