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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성경묵상 필사..아니..왜 일케 눈물이 나오는겨??

by theship 2026. 7. 16.

요즘 필사노트에 꽂혀서 이것저것 샀다. 처음엔 입문용 만년필 산 김에 글씨나 써 볼 목적이 컸는데 이게 베껴 쓰다 보니 다른 욕심이 난다.

삶에 좀 도움이 될만한 구절이라든지, 디자인이 예쁘다던지..시집 같이 예쁜 문구라든지..

아무래도 이런 글은 필사라고 해도 오지게 감성이 자극 될거 같기도 했고,

문체를 좀 모방해서 연습해 본다는 느낌도 있어서..결국 이런 걸로 두 권을 샀다가..

니체인데...의외로 마음에 꽂히는 글귀가 별로 없다.
어린왕자 영문판
이건 디자인은 참 예쁜데...왠지 외국어이다가 보니 문장이 확 와닿지가 않는다..말그대로 그냥 베껴쓰거 밖에 안되더라고.

니체, 쌩떽쥐베리 어린왕자...펼치고 써보니 니체의 문구는 영 와닿는 글귀가 없다. 인터넷이나 영상으로 봤을 땐 상당히 멋진 문구들이 많아 보였건만.. 편집자가 잘 엮지를 못했거나, 내가 현재 거기에 맞는 상태가 아니거나 둘 중 하나겠다.... 고전이라 생각해서 손이 잘 안 가게 됐는데 정식으로 한번 읽어보긴 해야겠다는 생각..

영문판 어린왕자는 그림책 같아서 보기에는 좋은데 언어가 달라서 그런지 왠지 캘리그라파 연습한다는 느낌만 든다. 그냥 한글판을 구입할 걸 그랬나?? 

껍데기도 그렇고 꽤 두껍다..가장 큰 장점은 구성이 정말 잘되어 있다,

그러다가 찾은게 성경묵상 필사일기. 이 노트가 상당히 마음에 든 게 편집을 굉장히 잘했다. 사람의 감정 상태에 따라 구분을 해서 거기에 알맞은 짧은 성경구절을 하나씩 집어넣었다. 프롤로그에는 이 노트의 사용법이라고 간단히 설명을 해준다.

구성이 상당히 좋다.

가장 마음에 든 건 현재 내 상태에 따라 성경구절을 찾아볼수 있게 나눈 점이다. 비신자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교인이라도 오랫동안 말씀에서 손을 떼었다면 가볍게 다시 묵상하고 기도를 시작해 볼 만한 노트다.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설명이 잘되어 있다.

 

사실, 난 - 신자라고 말하기에도 창피한 수준의 - 개날나리 크리스천이긴 하다.

교회 안나간지 어언 10년이 다되어간다. 몇 년 전에 오랫동안 살았던 동네에서 이사를 했던 것도 크고, 다니면서 겉핥기식으로 훑어본 성경도 나랑 너무 안 맞았다. 최근에는 한국교회가 너무 이상하게 변질이 된 것도 있다. 상식적으로 이해 안 가는 목사들이 대중들 앞에 나와서 선동을 하고 자기가 예수님 하고 동격이라 외쳐댄다. 그런 목사를 하나님처럼 숭배하고 따르는 사람들은 대체 또 뭔지. 우상숭배가 따로 없다. 교회를 대형화하고 아들들한테 세습을 하질 않나. 한학자나 이만희하고 다를게 뭐야??

시편..시편은 위로의 말씀이 많아~

올해 2월달에 회사에서 짤리고 거의 반년을 혼자서 지냈다. 미혼에다가 만날 사람도 없다 보니 정말.. 농담이 아니라 하루 동안 말 한마디 안 하고 지내는 시간이 부지기수다. 부모님 다 돌아가시고 하나 있던 형제도 사고로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난지라, 무작정 찾아가서 등 대고 누울만한 혈연도 없다.

그나마 다행인건 타고나길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거. 성향 자체가 원래 좀 그런 편이다. 살면서 외롭다는 생각이나 느낌을 가져본 적이 거의 없다.

아~~!!!

 

택배로 온 잉크 몇개와 이 노트를 갈무리하고, 무슨 내용이 있나 궁금해서 소파에 앉아서 펼쳐봤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평소 책 읽는 습관대로 주루룩~~~~ 한 장 한 장 흩날리는걸 아무 데나 짚는다.

눈에 들어온 페이지, 그리고 첫 문장..

그건 저 사진 속의 이사야 41:10절이었다. 이상했던 것은 저 문구를 읽는 순간의 내 감정이었다. 갑자기 울컥하면서 무언가가 복받쳐 온다... 그냥 눈물이 줄줄줄줄줄~~~~~

참... 지금 생각해도 희한하고, 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다시 돌아봐도 굉장히 쪽팔리다. 그런데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니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문득 든다. 겉으로야 나야 뭐 원래 그런 인간이니까 하는 생각으로 살았는데 실상은 사람이 꽤 그리웠던 모양이다.

신앙인이 옆에 있었다면 주님이 너를 다시 찾은거야 라는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기도란 걸 다시 해봤으니까. 중요한 건 누군가가 나를 굳세게 하여 주고 끝까지 옆에 있어 주겠다는 저 한마디였다. 그게 나한테는 정말 필요하고 듣고 싶은 말이었다. 종교를 떠나서 뭐가 되었든지 간에 말이다.

묵상이란 건 가만히 앉아서 말씀을 되새겨 본다는 의미다. 꼭 성경의 말씀이 아니어도 괜찮다. 무엇인가 나를 울리는 것을 찾아서 조용히 음미해 보는 것, 나처럼 폭발적인 감정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그 자체로써 훌륭하다. 아니라고 믿고 살아왔던 삶의 순간에 진정으로 필요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시흥에 돌싱인 친구가 혼자 사는 데 오늘 전화나 한통 해봐야겠다. 주말에 만나서 술이나 한잔 하자고.

이 놈도 어차피 가정이 없는(?) 놈이라 나만큼 그런시간은 자유로우리라. 만나서 시답잖은 수다나 떠들어대고, 아재들의 게임인 스타나 한판 해야지. 아 맞다.. 디아블로 레저렉션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댔는데 시작했는지도 궁금하네. 악술 만렙에 장비를 다 맞춘 게 이 몸인지라... 뉴비, 넌 눈이 휘둥그레질 거다.ㅎㅎ